자존감이 낮을수록 욕심만 많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한 것 같지만 남보다 못하다는 내면의 굶주림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욕심’을 갖고 있다. 그런 굶주림은 남들로부터 쉽게 상처를 입기 때문에‘자존심’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열등감을 감추려고 한다. 그래서 배우자와의 대화에서 쉽게 상처를 입고 자신의 욕심을 채워주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항상 불만을 가진다.
욕심이 많을수록 자존감은 낮아진다. 언뜻 모순인 것 같지만 열등감의 이면에는 욕심이 숨어 있다. 남을 밟고 우위에 서려는 욕심이나 돈 많은 부자로서 돈을 자랑하고 싶은 욕심 그리고 출세해서 남을 힘으로 지배하고 싶은 욕심 모두가 열등감 때문에 생긴 것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왜냐하면 자신이 남들보다 못해서 지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우위에 서면 남들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가 숨어 있다.
욕심을 줄일 수 있으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욕심이 많을수록 자존감이 내려가는 이유는 그 욕심을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욕구를 채우면 만족감을 얻는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계속 작은 승리를 성취하게 되면 그것이 자존감을 높게 만든다. 그런데 능력 이상으로 욕심이 크면 그 목표를 이루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작은 승리의 기쁨을 느낄 때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다.
자신의 외모나 능력이 남보다 못하고 재산이나 집안이 남들보다 못해서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려고 욕심을 낸다. 욕심을 가지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욕심은 열정을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현실적인 자신과 이상적인 자신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거는 환상적인 기대를 버리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면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그렇게 작은 승리가 모이면 큰 승리도 손쉽게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충분히 채워질 때까지는 만족을 모르고 빠른 시간 안에 그것을 충족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마음만 조급해진다. 단 시간 안에 자신의 능력 이상의 욕심을 채우려고 하다 보니 욕심을 쉽게 채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세상으로부터 자신만 차별을 당하는 것 같은 피해의식이 늘 함께 한다. 그래서 이유 없는 분노를 느끼고 배우자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자주 드러낸다.
배우자에 대한 분노나 원망은 자신의 부모에 대한 분노나 원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남보다 못한 이유가 부모가 자신에게 해주었어야 할 것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된 것이 부모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 해주어도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뿐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더 큰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배우자는 견디지 못하고 나중에는 잘 해주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게 된다. 바로 자존감이 낮으면 좋은 배우자도 나쁜 배우자로 바꾸어 놓게 된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공과 성취점수를 높이는 것이 좋다. 비록 작은 성공이라도 자주 경험할수록 자존감은 높아진다. 그런데 열등감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완벽한 것처럼 행동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은 다른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으면 그만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열등감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약점이 남에게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남에게 도움을 요청할 용기를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열등감이 있는 사람은 지나치게 겸손하고 희생을 자처하여 겉으로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좋아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감사하는 마음이 없고 불만이 언제나 상존한다. 무력감을 느낄 때마다 자기 비하를 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배우자에게 화를 내지만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일부 남자들 중에는 가족에게는 폭력적이면서도 밖에서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배우자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말해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억지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인생의 고비마다 우리는 얼마나 지독한 순간들을 겪어 냈는가? 남들이 우리가 겪은 고통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어쩌면 배우자가 당신을 화나게 한 것은 그의 무능력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가진 열등감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가?